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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연회 준비
외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춘과 백매 두 시녀를 데려가기는 불편했다. 이에 심균당은 청풍과 죽로 두 하인을 데려갔다.
장수는 심균당이 마차에 오르도록 도왔고 청풍과 죽로는 말을 타고 마차 양옆에서 따라갔다.
호위대장 진소는 부하들을 이끌고 마차를 호위했다.
많은 무리가 따라붙은 것은 당연히 지난번 귀원사에 갔을 때 암살당할 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격이었다.
게다가 심균당은 치명적인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심균당 일행은 금세 취보헌에 다다랐다.

죽로가 먼저 말에서 내려 마차 휘장을 걷어 올렸다. 마차에서 뛰어내린 심균당은 취보헌을 보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
며칠 동안 내부 수리를 마친 취보헌은 완전히 세이프파워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낡은 현판도 금칠한 현판으로 교체했다. 현판 위에는 빨간 비단이 걸려 있었다. 문 위에는 크고 빨간 등롱도 걸려 있었고 입구에는 어린 하인 둘이 서 있었다.
심균당은 성큼 취보헌 안으로 들어갔다. 취보헌의 1층은 구조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내부 설비가 대부분 바뀌었고 계산대와 진열대도 새로 꾸며 놓았다. 실내는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었고 작은 탁자에는 각종 분재가 놓여 있어 한층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모서리에 놓인 향로에서는 푸른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취보헌에서는 은은한 단향목 냄새가 풍겼다.
여자 손님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후원을 터 다실로 개조했다.

취보헌은 점장도 새로 맞았다. 그의 이름은 이무전(李茂全)이었다.
서른 살 남짓의 중년 남자로 장수가 구해 온 자였다. 파워볼사이트
집안 대대로 장사를 한 상인 출신인 이무전은 어릴 때 가족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안타깝게도 부모 형제들이 산적을 만나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이무전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구걸로 연명하다가 영흥후부에서 하인을 구할 때 자발적으로 들어와 일하게 되었다.
그는 원래 섭 집사 밑에서 장부를 기록하는 집사였는데 일을 꼼꼼하게 처리했다.
몇 년 후 섭 집사는 이무전에게 나이가 찬 하녀와 혼례를 올려 주었다.
이무전은 영흥후부에 충성하는 하인인 셈이었다. 그래서 장수는 안심하고 그를 취보헌의 점장 자리에 앉힐 수 있었다.
섭 집사가 추천한 이무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취보헌은 완전히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심균당도 새롭게 바뀐 취보헌의 모습에 만족했다. 그녀가 말을 몇 마디 보태기는 했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데는 몇 배로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 게 분명했다.
이무전은 심균당을 후원으로 안내했다.

“나리께서 오셨으니 직접 둘러보시지요. 아직 시간이 일러 손님들이 파워볼게임사이트 오지 않았습니다.” 심균당은 이무전을 따라 후원으로 갔다.
후원에는 등나무 덩굴로 짠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었다. 심균당이 취보헌 보수 전에 제안했던 것이었다.
다른 한쪽에는 아주 기다란 탁자도 있었다. 후원에는 다실과 비슷한 휴게실이 네 개 있었다. 각 휴게실의 이름은 ‘매(梅), 난(蘭), 국(菊), 죽(竹)’이었다.
구조는 현대의 노천식 카페를 모방했다. 기다란 탁자에는 각종 간식거리와 과일을 놓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게 했다. 주변 곳곳에 화로를 놓고 장막도 쳤다. 초겨울로 들어서는 시기라 손님들이 추위를 느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손님이 오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복도의 보이지 않는 곳에 칠현금(七絃琴)을 뜯는 시녀를 배치했다.
음악이 적당히 어우러지면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균당은 하인에게 휴게실에 화로를 가져다 놓도록 했다.

직접 들어가 보니 예상대로 춥지 않았다. 바람이 들이치지 않도록 병풍도 설치했다.
사람이 많아지면 더 따뜻해질 것 같았다.
심균당은 위층을 가리켰다.
“위로 올라가자.”
이무전은 심균당 등을 2층 방으로 안내했다.
2층은 대대적인 보수는 하지 않고 내부 장식만 조금 바꾸었다.
“나리, 이 방은 남자 손님용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심균당은 방 몇 곳을 들어가 보았다. 실내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고 진열장에는 옥그릇에 담긴 분재가 놓여 있어 운치를 더했다.
심균당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3층으로 올라갔다. 파워볼실시간
3층은 원래부터도 넓은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더 넓게 확장된 상태였다.

대청은 100명 남짓한 사람을 수용할 수 있었고 맨 앞에는 간이 무대까지 설치해 놓았다. 취보헌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건물이 네모반듯하지 않고 왼쪽이 좁고 오른쪽이 넓었다. 그래서 원래 있던 격벽을 없앴다. 무대 쪽은 좁고 반대편은 넓었다.
그 구조는 심균당이 구상했던 연회장과 딱 맞아떨어졌다.
무대 아래에는 커다란 탁자가 십여 개 놓여 있었다. 탁자 양쪽에는 각각 병풍을 놓아 칸막이 역할을 하도록 했다. 여자 손님들을 위해 시녀도 배치했다.
연회장에는 출입문이 세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여자 손님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연회장 양쪽에 있는 창문에는 휘장이 달려 있었다. 연회가 시작되었을 때 창문 휘장을 걷으면 만찬의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약간 어두운 환경에서 자극을 받으면 구매욕이 더 강해지기 마련이었다.
새롭게 변모한 취보헌을 보고 심균당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심균당은 장수와 이무전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라고 당부했다.
심균당은 일을 마친 다음 휴식을 위해 이무전에 준비한 2층 실시간파워볼 방으로 갔다.

오시를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심균당은 장의자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다.
신시(*申時: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에 손님들이 오면 무척 바빠질 테니 미리 쉬어 둘 필요가 있었다.
영춘과 백매를 데려오지 않아 심균당은 자잘한 일까지 직접 처리해야 했다.
잠깐 잠들었다가 깬 심균당의 머리 모양이 조금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거울을 보고 스스로 머리를 빗었다. 썩 보기가 좋지는 않았지만 대충 봐줄 만은 했다.
쉬고 있던 방에서 창문을 열자 취보헌의 대문이 보였다.
방이 크지는 않았지만 휘장으로 외실과 내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심균당은 팔과 다리를 쭉 뻗어 몸을 풀었다. 그때 밖에서 장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리.”
“들어오게.”

심균당은 장수에게 들어오라고 말했다.
휘장을 걷으며 들어온 장수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평범한 파란색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심균당은 보따리에 주목했다. 장수가 웃으며 말했다.
“나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공방에서 진즉에 만들어 냈습지요. 어젯밤 늦게까지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공방 주인장이 서둘러 보내왔습니다.” 심균당은 눈을 밝게 빛냈다.
“어서 가져오게. 어떤지 좀 보지.”
장수는 보따리를 탁자에 올려놓았다. 보따리를 풀자 목함 20개가 나왔다. 황도(黃桃)나무로 만든 목함이었다.

장수는 그중 하나를 주인에게 건네며 설명했다.
“공방 주인장은 여기 있는 것들 모두 나리께서 주신 도안대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처음 만드는 시제품이라 기술을 완전히 익히지 못해 일부 제품에는 흠이 좀 있다네요. 하지만 나리께서 급하다고 하시니 일단 보낸다고 했습니다.” 심균당은 장수의 말을 들으면서 목함을 열어 보았다.
짙은 빨간색 비단 위에 기다란 비녀가 놓여 있었다.
비녀는 일반 시중에서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녹색 유리구슬은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았다.
비녀의 머리 부분은 매화가 여러 층으로 겹쳐진 형태였는데 은으로 만든 가느다란 사슬도 달려 있었다.
사슬 끝에는 새끼손가락 크기의 녹색 유리구슬이 있었다.
유리구슬은 은비녀를 더욱 빛나게 해 주었다.

유리와 옥은 재질이 확연히 달랐다. 유리는 투명하고 반짝거렸다. 옥에 익숙한 연나라 귀족들은 찬란한 빛을 내는 유리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심균당은 비녀를 꺼낸 다음 창문에 대고 빛을 비춰 보았다. 옛날 장인들의 손재주는 놀라웠다. 그는 도안을 주었을 뿐인데 수공예품 장인들은 짧은 시간에 실물을 만들어 냈다.
이 정도 손재주라면 녹색 유리구슬의 흠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심균당은 목함 몇 개를 열어 보았다. 모두 예상보다 훨씬 솜씨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심균당은 그중에서 여섯 개를 골랐다. 나머지 것들을 장수에게 밀며 말했다.
“이것들은 넣어 둬. 오늘 연회에서는 세 개만 경매로 팔 거야.” 장수는 나머지 목함 십여 개를 보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리, 물건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고 왜 세 개만 파는 거죠? 많이 팔수록 돈을 많이 버는 거 아니옵니까?” 심균당은 못마땅한 눈초리로 장수를 째려보았다.
“이런 모자란 사람 같으니! 한꺼번에 다 팔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물건은 드문 것이 귀한 법이거늘.” 현대에서 물건은 공급이 적어야 그 가치가 폭등한다는 사실을 배운 심균당에게 고대의 장사는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제야 장수는 크게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역시 나리께서는 빈틈이 없으시다니까요.” 장수는 배시시 웃으며 나머지 목함을 들고 방을 나갔다.
심균당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원래 주인이 고지식했던 탓에 시녀나 수종도 융통성이 없고 생각이 꽉 막혀 있었다.
심균당은 목함 여섯 개에 표시를 한 다음 큰 상자에 넣었다.
상자에 자물쇠를 채우는데 장수가 급히 달려왔다.
심균당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야?”
장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나, 나리. 큰아씨께서 오셨습니다.”
장수가 말한 큰아씨란 심씨 가문의 적장녀 심심문을 가리켰다.

심심문은 작년에 혼례를 올렸는데 그때 나이가 열아홉 살이었다.
연나라 귀족 가문의 여식치고는 늦은 혼인이었다. 영흥후부에 한두 해 더 있었다면 정말 노처녀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출가하기 전에는 심심문이 집안을 꾸려 나갔지만 그 후에는 둘째 심심련이 언니의 뒤를 이었다.
영흥후부의 장녀 심심문은 계례를 올린 후 할머니한테서 집안 경영권을 넘겨받았고 둘째 심심련에게 집안 살림을 가르치기도 했다.
연로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남동생과 여동생들을 걱정하지 않았다면 심심문도 열아홉 살이 되도록 혼례를 미루지 않았을 것이다.
심심문은 적녀였지만 나이가 많았고 영흥후부는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영흥후부가 황제 지지파라는 것은 조정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현재는 섭정왕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상태라 영흥후부의 여식을 며느리로 맞으려는 가문이 몇 되지 않았다.
영흥후부와 사돈이 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걸 의미했다.
연나라 권력구조의 제약 때문에 심심문은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다.
아버지 심즉사는 생전에 자식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아 딸들은 거의 노부인의 손에서 자랐다.
영흥후부 여식들의 혼례도 당연히 노부인의 몫이었다.

노부인은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이 있어 고만고만한 남자 중에서도 제일 나은 신랑감과 심심문을 맺어 주었다.
명문가는 명성을 중시해 영흥후부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노부인도 영흥후부를 우습게 보는 콧대 높은 집안과는 사돈을 맺고 싶지 않았다.
노부인은 할 수 없이 조금 격이 떨어지는 가문에서 신랑감을 물색해야만 했다.
미천한 가문에서도 새로 조정에 들어간 관리가 있었지만 품계가 높지 않았다. 오랜 전통이 있는 가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은 꺼리는 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영흥후부와 사돈을 맺을 때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았다.
영흥후부 큰아씨 심심문이 시집간 곳이 바로 미천한 가문이었다.
심균당의 매형 이름은 손호(孫昊)였다.
손호의 아버지는 원로 영흥후의 제자였던 손성서(孫成瑞)로 5품 관리였다.
연경성에서는 발에 채는 돌멩이처럼 흔한 게 관리였기 때문에 대단한 집안은 확실히 아니었다.

손성서는 보수적인 사람이었고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었다. 그런 탓인지 그는 은퇴할 때까지 진급 한번 못 했다.
손성서는 아들 셋을 두었는데 하급 관리이긴 했지만 모두 출사한 상태였다.
심균당의 큰누나 심심문과 결혼한 남자가 바로 손성서의 장남 손호였다.
손호는 현재 병부의 말단 관리로 품계는 6품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원로 영흥후가 힘을 써 둔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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