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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소어의 청은 무리하게 비칠 소지가 다분했다.
중원의 산길과 물길을 통과하는데 무검문(無檢問)의 특혜를 달라?
그것도 한시적이 아니라, 몇 년간?
이는 강호의 상리로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녹림채와 장강수로채는 중원 전역에 많은 구역을 설정해두고 통행세를 받아먹고 사는 집단.
국법 외 권한이니 강도나 다름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만 볼 수 없는 게, 그들의 순기능은 다방면에 적지 않게 적용되고 있었다.
예컨대 국법으로 금지하는 품목인 벽력탄, 마약 등의 운반을 저지하고 각종 산적이나 해적의 출현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으니, 통행세를 지불하고서라도 강호인이나 상계인들, 나아가 관에서도 녹림, 수로채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지친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니 숙박업소나, 식당 역할까지 하는 셈) 그런 녹림과 수로채에 장기간 무검문의 특혜를 달라는 건, 남의 영업장에 가서 공짜로 밥 먹고 술 먹는단 소리와 진배없었다.

“…….” “…….” 역시나 무리였을까?
의형들은 묵묵부답이었다.
‘채굴단의 북해 여정에도 많은 특혜를 주셨지. 경솔했어. 아니면 형님들께 큰돈을 엔트리파워볼 제시해볼까?’ 하나 소어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만큼 천지로 깔린 녹림, 수로채를 무검문(無檢問)으로 통과한다면 탁월한 효율과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
“형님들. 그럼 청이 아닌, 제안은 어떨까요? 어차피 녹림채와 수로채를 통과하고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서 통행세를 지불하지 않습니까? 그걸 미리 선금으로 내는 겁니다. 금액은 형님들께서 정해주시면 얼마든지 내겠습니다.” 그래.
통 크게 가자.
어차피 형님들 생업 아닌가.
소어는 의형들이 얼마를 제시하든 흔쾌히 낼 요량이었다.
그 순간.

“크하하하하핫!” “껄껄껄껄껄껄!” “형님… 들?” “아우! 자네는 총명한 듯하나 한 번씩, 어리숙한 것 같단 말이지!” “아우님! 나와 산두령 놈을 너무 띄엄띄엄 본 것 아닌가?” 소어는 얼떨떨하여 고갤 주억거렸다.
“무검문(無檢問)? 그건 당연한 소리고!” “모용세가와 관련된 모든 강호인과 상단, 표국은 녹림, 수로채에서 무한정 머물며 정비할 수 있도록 엄명을 내리겠네.” “형님들!!!” 일순, 소어의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아우님. 우리는 이미 늙었네. 재물은 죽을 때까지 흥청망청 써도 다 못 쓸 만큼 축적했고 말일세.” “우린 그렇게 좀팽이가 아닐세, 아우님. 껄껄껄!” 흔쾌한 의형들의 결정에 소어는 진심으로 감복했다.
‘에라! 소어야, 소어야. 형님들이 이런 분들일진대! 반성하자. 응?’ 동시에 계산적으로만 사고했던 자신의 이기를 자책했다.
“형님들. 감사합니다! 하나, 이건 너무 일방적이지 않습니까? 적어도 제가 성의 EOS파워볼 표시는 할 수 있게 해주십쇼. 제가 무슨 강도도 아니고…” 소어에게도 양심이 있다.
나쁜 놈들에겐 한없이 나쁘지만, 제 사람에겐 누구보다 따뜻한 게 소어 아닌가.

손익을 떠나, 의형들에게 신의와 마음을 빚졌다는 생각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클클. 산적의 동생이니 강도나 다름없지.” “해적의 동생이 뭔 놈의 양심 타령이야! 그리고! 형들이 이정도 해줄 수도 있지, 뭘 그러나? 자꾸 그런 소릴 하면 섭섭하네.” 의형들은 소어에게 어떤 이득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녹림, 수로왕이 결정한 일이라면.
‘하…’ 천하의 소어도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형님들! 대신 한 가지만 약조해주십쇼.” “말해 보게.” “뭔가?” “3년 안에, 모용가를 무가 중 가장 부유한 가문으로 만들 겁니다. 남궁이나 당문, 제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면. 그땐 제 선물을 받아주시죠.” 소어의 두 눈은 뜨거운 신념과 결의를 담고 있었다.
‘3년 안에 남궁, 당문, 제갈 정도의 자본력을 축적하겠다…? 역시 꿈 한번 대단하군.’ ‘남궁, 당문, 제갈세가라면 현 구대문파보다 더 부유한 가문이거늘. 역시 우리 아우님이란 말이야!’ 장씨 형제가 씨익 웃으며 동시에 외쳤다.

“그리하겠네!” “자네라면 남궁, 당문, 제갈이 아니라 중원 재벌이 로투스바카라 될 수도 있을 게야!” ***
“거, 단단히들 묶으라고! 쥐새끼 같은 놈들이 빠져나갈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이것들 봐! 니들 도중에 쓸데없는 잔 대가리 굴리면 아예 오체를 분시해서 장강의 물고기 밥으로 던져 줄 거다. 명심해?” 동창의 잔당들은 장씨 형제의 엄포에 치를 떨었다.
얼굴만 봐도 두려움에 오줌을 지릴 판인데, 덩치는 또 좀 큰가?
사람인지, 곰인지 분간도 안가는 데다, 목소리는 화통을 삶아 먹은 건지, 육성만 흘려보내도 숫제 사자후였다.
“자… 잔 대가리라뇨.” “진 소협의 명대로 철저하게 조사를 받겠습니다.” 이정도면 교화가 돼도 상당히 잘 됐다고 할 수 있겠다.


매질 앞에서도 뻣뻣이 버티던 동창 대원들이지만, 그 매질이 끝도 없이 이어지자, 어느새 순한 똥개처럼 빌빌거리게 되었다.
‘역시 폭력이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소어가 그런 잔당들을 보며.
씨익-

함박웃음을 짓자, 그들의 다리가 오들오들 떨렸다.
‘만나서 즐거웠고, 두 번 다신 보지 말자.’ ‘아… 이제 사람답게 죽을 수 있겠지?’ ‘빨리 작두에 목이 썰렸으면…’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빨리 죽었으면 싶었다.


동창의 잔당들은 수로채의 일급 고수 10인의 호위 아래, 무림맹 본청으로 압송되었다.
중간중간 산채며 강이며 구속 없이 통과할 수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본청으로 당도하여 맹주의 취조를 받을 터였다.
소어는 미리 무림맹으로 전서응을 띄워 사안을 일단락 짓는 한편, 의형들에게 인사를 올린 후, 요령으로 나섰다.
한데, 그 여정길이 좀….
요란(?)했다.
“장강의~~~ 모래알 같은! 강호의 협객드으을~ 그중에서도! 오픈홀덤 가자아앙, 빛나는 이는, 바로 나란다! 가자아! 가자아! 무림으로! 협의를 숭상하며어어어!” 늘 그렇듯, 소어는 산행을 고수한다.
인파가 많은 곳에선 장애물이 걸림돌이 될뿐더러, 여러모로 쾌경보를 펼치기 힘든 탓이다.
하나 오늘 소어가 산행을 고집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흥이 나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모양.

“천하제일의! 천하제일의! 협개애애액이 나가신드아아아! 세이프게임 머리통이, 깨지고 싶지 않으면은! 길을 비켜주우울래?!” 낙양 꾀꼬리란 악사가 작곡한 유행가.
일전, 청해 만주장에서 태양화리의 내단 2개를 획득하고 고래고래 부르던 그 노래가 다시금 소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물론 이 괴이쩍은 노래 가사는 소어의 편곡(?)을 거친 것이었지만.
파파팡-
잔상을 흩날리며 하늘을 유영하는 웅혼한 고래와 같이.
소어의 신형이 허공을 거슬러 올랐다.


며칠 후, 모용세가“또 심 봤습니다.” “……?” “……?” “근데 이번 심은 좀 큽니다.” “……?” “……?” “이제 우리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요.” 사람이 너무 기분이 좋으면 외려, 말이 안 나오는 법.
현재, 모용세가 식구들의 마음이 그러했다.
“소어야… 대체 이번엔 어떤 기연을 창출한 게냐?” “진 공자… 이제 두렵습니다. 무릇, 위기는 일이 너무 잘 풀릴 때 다가온다던데. 대체 어떤 위기가 닥쳐오려고 자꾸 그렇게 잘 풀리시는 겁니까? 네?” ‘심’이란 말이 튀어나온 순간부터 모용백과 대총관은 소어가 거대한 행운을 물고 왔음을 직감했다.
“일단 신비한 공능을 담은 진귀한 법보 등장이요!” 척-

소어가 지름이 큰, 가주실의 원탁에 ‘신기목갑’을 턱! 하니파워볼사이트 펼쳐놓은 뒤.
“우선, 다량의 금원보요!” 촤르르르륵목갑에서 도합 27개에 달하는 금원보를 꺼내, 펼쳐 보인다.
“다음, 은자 20만 냥짜리 전표 석 장에, 50만 냥짜리 전표 석 장이요!” 척-
이번엔 중원에서 가장 큰 규모와 재무 상태, 예금 고객을 확보한 ‘북경 전장’의 전표들이 좌르륵 쏟아져 나오고.
“요건 진주!” 척-
“요건 금덩어리!” 척-
“보자보자… 요거는, 어라? 설빙석이네? 네가 거기서 왜 나와?! 낄낄.” 척-
“놀라지 마십쇼? 요게 바로 대망의!” 금강석(金剛石)이다, 이거야!
“……대총관.” “……네, 가주님.” “지금 나 떨고 있나?” “좀… 많이 떨고 계십니다.” “그러고 보니, 자네도 떨고 있는 것 같군.” “안 떨면 그게 이상한 거죠.” “그렇지? 나만 이상한 거 아니지?” “그럼요, 그럼요. 이정도면 이건희 대인도 경악하실걸요.” “그래… 그래… 내가 이상한 게 아니야.” “이상한 건, 진 공자시죠. 살다 살다 진 공자 같은 분은 처음 봤습니다.” 어벙한 표정으로 저들끼리 중얼거리던 모용백과 대총관의 시선이 슬쩍 소어의 두 눈을 향했다.
두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알았기에 소어는 눈을 찡긋! 거리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안 되겠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소어에게 큰절이라도 올려야지!” 진짜 큰절을 올릴 모양인지 모용백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러자, 대총관이 함께 일어나 그를 만류했다.
“가주님! 체통을 지키십쇼! 가주님께선 본가의 존주가 아니십니까?” “그치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 못 견딜 것 같단 말이네.” “그럼 큰절은 제가 올리겠습니다! 저는 본가의 행정과 재무를 책임지는 대총관 아닙니까? 응당 제가 큰절을 올려야 이치에 맞지요!” “아닐세! 내가 올리겠네!” “제가 올린다니까요!” 두 사람의 옥신각신을 보며 소어는 폭소를 금치 못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러자.
“껄껄껄껄껄껄!” “허허허허허허헛!” 그 폭소는 돌림병처럼 번져 나가, 결국 세 사람 모두 광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저녁 무렵소어는 요령 분타에 기별을 보내 묘선을 초대하는 한편, 청아루의 귀빈석을 통으로 빌려 자리를 마련했다.
이윽고 묘선이 도착하여 장내에는 소어, 모용백, 대총관, 육정란, 포 선생, 묘선까지 도합 여섯 사람이 나란히 착석하고 최고급 안줏거리와 금존청이 원탁 위로 올라왔다.
“여러분.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 하북 출타에서 몇 가지 소득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 소득이… 좀 세요. 그래서 향후 본가와 요령 상계의 중차대한 향방을 가늠키 위해 바쁜 분들을 모셨습니다.” 그러고는 턱! 하니 <규화보전> 비급을 꺼내놓는 게 아닌가.

“이게 뭐야, 소어야?” 물음을 던진 것은 묘선이었다.
내심 소어가 정말 규화보전을 구해올지 궁금했던 참이었는데, 아니나 파워볼게임사이트 다를까, 한 권의 서책이 펼쳐지니 호기심이 일었던 것.
“규화보전. 한데, 보다시피 천축 범어로 쓰여 있어서… 번역이 어렵잖아. 그래서 포 선생님을 특별히 모셨지.” 말과 동시에 소어는 규화보전을 들어 포 선생을 향해 불쑥 내밀었다.
“포 선생님. 번역 가능하시죠?” “허허. 소어야. 뭔지 모르겠지만, 번역은 내 전문이다. 작은 서책이니 하루 말미를 주면 소상히 번역해주마.”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묘선아. 번역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건 네게 줄게. 정말 <규화보전>이 절세 신공일지는 모르지만, 한 태감의 무위를 미루어볼 때 대단한 비급인 건 분명해.” 소어의 말에 묘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정말 이런 걸, 내게 막 준단 말이야?” 동시에 묘선은 모용백의 눈치를 살폈다.
소어야 동기간이나 다름없는 데다, 어릴 적 같이 자랐기에 그럴 수 있다지만, 모용백의 입장에선 절세 신공이 타 문파로 들어가는 꼴이었으니, 고까울 게 당연할 터.
하나 모용백은 묘선의 의중을 알아차렸는지 더없이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묘선 소저. 날 편히 대하겠다 약속하지 않았소?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응당 소저에게 규화보전을 건넸을 거요. 구음절맥의 병증을 치료할 수도 있다 하니, 정말 규화보전이 절세 신공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맹주님과 함께 탐독하여 섭생에 도움을 얻길 바라오.” “가주님…….” 말이 쉽지, 이런 관대함은 천하에 오직, 모용백만 선보일 수 있으리라….
‘역시 우리 백부님. 최고야, 최고. 이래서 내가 존경하지.’ 소어도 그런 백부와 묘선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다 이내.
싹-
소어의 눈빛이 돌변했다.
“이제 육 소저와 대화를 좀 나눌까 하는데.” “호호! 진 공자. 또 이번엔 무슨 일을 물고 오신 걸까? 어디 한번 이야기보따리 풀어봐요!” “육 소저. 재산을 좀 처분해야 할 거 같은데요. 투자처도 넓히고.” “응?”
“우리 돈벼락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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